정상에 물이 고인덴 마씀? 노을 오름 금오름 이야기
지난번에 용눈이오름 이야기를 하면서 오름이라는 지형이 얼마나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는지 잠깐 짚어드렸었는데요, 오늘은 그중에서도 조금 특별한 사연을 가진 오름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바로 제주 서쪽, 한림읍 금악리 일대에 자리한 금오름이에요. 용눈이오름이 제주 동쪽 구좌읍 쪽에서 부드러운 능선 하나로 사랑받는 오름이라면, 금오름은 정반대편인 서쪽에서 전혀 다른 매력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정상 분화구에 비가 오면 물이 고여 작은 못을 이룬다는 이야기, 그리고 노을 무렵이면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는 이야기로 유명한 오름인데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보려고 해요.
한림 금악 벌판 한가운데, 둥그런 오름 하나
금오름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일대에 위치한 오름으로 알려져 있어요. 협재해수욕장이나 한림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치라고 전해지는데, 주변이 탁 트인 목장 지대와 들판으로 둘러싸여 있다 보니 멀리서도 봉긋하게 솟은 오름의 형태가 눈에 잘 들어온다고 해요. 제주 서쪽에는 금오름 말고도 크고 작은 오름들이 여럿 모여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금오름은 정상부에 원형으로 둘러진 분화구가 뚜렷하게 남아 있는 편이라 다른 오름들과 비교했을 때도 형태가 특히 또렷하게 느껴진다고들 하더라고요. 정상까지는 나무 데크와 흙길이 번갈아 이어지는 코스로 조성되어 있다고 전해지고,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 오르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알려져 있어요.
정상 분화구에 비가 오면, 물이 고여 작은 못이 된다고 해요
금오름이 다른 오름들과 조금 다르게 이야기되는 지점은 바로 정상 분화구예요. 화구 안쪽이 움푹하게 패어 있는 지형이다 보니, 비가 충분히 내린 뒤에는 그 움푹한 바닥에 빗물이 고여 작은 못처럼 보이는 순간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어요. 마치 하늘이 그대로 내려앉은 것처럼 물 위로 구름과 하늘빛이 비친다고 전하는 분들도 있고요. 다만 이 부분은 오해가 없으시면 좋겠는데, 금오름 정상에 물이 항상 고여 있는 건 아니라고 해요. 비가 온 직후나 비가 많은 시기에 일시적으로 고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날이 이어서 맑거나 가문 시기에는 바닥이 바짝 말라 있는 경우도 많다고 전해져요. 그러니 '가면 무조건 못을 볼 수 있다'기보다는, '비가 온 뒤라면 볼 수도 있는 풍경' 정도로 기억해두시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언제나 있는 게 아니라서 오히려 반갑다고들 해요. 비 온 다음 날 우연히 그 풍경을 만나면, 그날 하루가 통째로 선물처럼 느껴진다고 하더라고요.
— 🍊 귤이이렇게 비가 온 뒤에만 살짝 얼굴을 비치는 못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언제든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조건이 맞아야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라고 하니 비 소식을 챙겨보고 다음 날 일부러 오름을 오른다는 분들 이야기도 전해지더라고요. 물론 못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분화구 자체의 둥근 능선과 그 안쪽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는 여전히 볼 만한 풍경이라고 하니, 너무 아쉬워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노을 무렵이면 유독 사람이 많이 모인다고 알려져 있어요
금오름이 사진 찍는 분들 사이에서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또 다른 이유는 노을이에요. 정상에 서면 비양도와 협재 앞바다, 그리고 날이 맑을 때는 한라산 쪽 능선까지 눈에 들어온다고 전해지는데,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대가 되면 하늘이 붉게 물들면서 그 풍경이 한층 더 근사해진다고들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저녁 무렵이 되면 정상 능선을 따라 자리를 잡고 노을을 기다리는 분들이 꽤 많다고 알려져 있어요. 다만 인기가 많은 만큼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지니, 노을 시간대에 방문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여유 있게 도착하시는 편이 마음 편할 것 같아요.
지난번에 소개해드린 용눈이오름이 제주 동쪽에서 부드러운 능선 하나로 마음을 사로잡는 오름이었다면, 금오름은 서쪽에서 분화구의 물과 노을이라는 두 가지 이야기로 기억되는 오름인 것 같아요. 같은 오름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자리한 위치도, 사람들이 그곳을 찾는 이유도 이렇게 다르다는 게 참 신기하더라고요. 다음에 제주 서쪽으로 걸음을 하시게 된다면, 비 소식이 있었던 다음 날이나 노을 지는 시간에 맞춰 금오름에 한번 올라보시는 것도 좋은 기억이 될 것 같아요.



GYULI的貼士 · 정상 분화구의 못은 상시 있는 것이 아니라 비가 온 뒤에만 일시적으로 고인다고 알려져 있어요. 방문 전 최근 강수 여부를 확인해보시고, 노을을 보러 가신다면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을 수 있으니 여유 있게 도착하시는 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