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네만 촬영지렌 사진 찍으레 감시냐? 나는 등대부터 촘촘히 보켜
등대와 유채꽃, 바다가 한눈에
제주 동쪽 성산읍 해안에는 섭지코지라는 이름의 언덕이 자리하고 있어요. '코지'는 제주 방언으로 바다 쪽으로 뾰족하게 뻗어 나온 땅, 곶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전해지는데, 섭지코지 역시 그 이름처럼 성산 앞바다를 향해 완만하게 이어지는 언덕 지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화산섬 제주의 여느 오름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가파르게 솟은 봉우리라기보다는 넓게 펼쳐진 초록 들판이 바다 쪽으로 서서히 낮아지다가 절벽으로 뚝 떨어지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고 해요. 이곳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데에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는 이야기가 크게 한몫했다고 전해지는데, 정확히 어떤 작품이 언제 촬영되었는지는 시기마다 다르게 언급되는 부분이라 이 글에서 특정 작품을 콕 집어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화면 속에서 본 듯한 낯익은 풍경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유독 많다는 점만은 여러 후기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해요. 오늘은 그 유명세 뒤에 자리한 섭지코지의 언덕과 등대, 들판 이야기를 귤이가 차근차근 풀어보려고 합니다.
유채꽃과 초록 들판이 바다와 만나는 언덕
섭지코지의 가장 큰 매력은 언덕 전체를 뒤덮은 넓은 들판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아요. 봄이 되면 이 들판 곳곳에 유채꽃이 노랗게 피어나면서 초록 잔디, 푸른 바다와 함께 삼색의 대비를 이루는 풍경이 펼쳐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채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해마다 날씨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정확한 개화 시기가 궁금하시다면 방문 전 최신 소식을 확인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유채꽃이 지고 난 뒤에도 초록빛 들판 자체가 주는 탁 트인 개방감 때문에 사계절 내내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들판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한쪽으로는 성산일출봉이, 다른 한쪽으로는 넓게 펼쳐진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언덕이라는 지형 덕분에 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금씩 다른 각도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섭지코지를 오래 걷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해요.
이 들판이 사람의 발길이 닿기 전에도 원래 이런 모습이었는지, 아니면 오랜 세월 목장이나 경작지로 쓰이며 다듬어진 풍경인지에 대해서는 자료마다 설명이 조금씩 엇갈리는 편이라고 해요. 다만 확실한 건, 인공적으로 조성된 화려한 정원이 아니라 제주 특유의 바람과 볕을 그대로 맞으며 자라난 들판이라는 점이 오히려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는 이야기가 많다는 점입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들판의 풀들이 파도처럼 눕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바로 옆 바다의 파도와 겹쳐 보인다는 후기도 종종 눈에 띈다고 하더라고요.
언덕 꼭대기의 붉은 등대, 협자연대
섭지코지 언덕의 가장 높은 자리에는 붉은빛이 도는 등대 모양의 구조물이 서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협자연대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고 전해지는 이곳은 본래 외적의 침입을 감시하고 급한 소식을 봉수로 전하던 연대, 즉 옛 통신 시설이 있던 자리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서 있는 붉은 등대 형태의 구조물은 그런 역사적인 자리 위에 세워진 것으로 전해지는데, 정확한 조성 시기나 원래 연대의 규모까지는 자료마다 설명이 조금씩 다르게 나와 있어 이 글에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다만 붉은 등대가 초록 들판과 파란 바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색감을 하고 있다 보니, 섭지코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상징처럼 여겨진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등대가 서 있는 자리까지 올라가면 사방이 탁 트인 전망을 마주하게 된다고 해요. 한쪽으로는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과 그 아래로 부서지는 파도가, 다른 한쪽으로는 성산일출봉의 봉긋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우도까지 아스라이 보인다는 후기도 있는데, 그날의 시야나 기상 상황에 따라 보이는 범위는 달라질 수 있다고 하니 참고만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해가 뜨는 이른 아침이나 노을이 지는 저녁 시간에는 등대와 하늘이 함께 붉게 물드는 모습을 보려는 발걸음도 꾸준히 이어진다고 전해집니다.
언덕 하나에 등대와 들판, 절벽과 바다가 다 모여 있다는 게 섭지코지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 🍊 귤이촬영지로 유명해진 이야기, 그리고 신양섭지해수욕장과의 거리
섭지코지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 배경에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소개되면서 이름을 알렸다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고 해요. 언덕과 등대, 탁 트인 바다가 한 프레임 안에 들어오는 구도가 영상으로 담기에 매력적이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많은데, 정확히 어떤 작품에서 어떻게 등장했는지는 이 글에서 따로 밝히지는 않으려고 해요. 다만 촬영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온 분들도, 그런 사전 정보 없이 우연히 들른 분들도 하나같이 풍경 자체에 마음을 빼앗겼다는 후기를 남긴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섭지코지 바로 아래쪽 해안으로는 신양섭지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잔잔한 물결로 초보 서퍼와 가족 단위 물놀이객들에게 자주 추천되는 해변인데, 그 이야기는 이미 따로 다룬 적이 있으니 오늘은 자세히 풀어놓지 않으려고 해요. 다만 언덕 위에서 등대와 들판을 충분히 둘러본 뒤에 걸어서든 차로든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해변까지 이어서 들르는 동선을 짜는 분들이 많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고 싶어요. 언덕에서는 발아래로 부서지는 파도 소리를 듣고, 해변에서는 그 파도에 직접 발을 담가보는 식으로 하루를 채우는 것도 섭지코지 일대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로 소개되곤 한다고 합니다.
결국 섭지코지는 화면 속에서 유명해진 곳이기 이전에, 언덕과 등대, 들판과 바다가 한데 어우러진 지형 자체로 오래 기억되는 곳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요. 사진 몇 장 남기고 서둘러 돌아서기보다는, 들판 사이 산책로를 천천히 걸으며 바람과 풍경을 함께 느껴보시길 귤이는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GYULI的贴士 · 섭지코지 언덕길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니 겉옷을 챙기시는 게 좋고, 유채꽃이 궁금하시다면 방문 전 개화 소식을 미리 확인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신양섭지해수욕장까지 함께 둘러보실 계획이라면 이동 동선과 주차 여건도 미리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