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가지 약초 전설 품은 백약이오름, 순한 경사라도 전망은 예사롭지 않수다
오름들이 겹겹이 이신덴 마씸
제주에는 이름 하나에도 사연이 켜켜이 쌓인 오름들이 많다고 하죠.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1번지에 자리한 백약이오름도 그중 하나로 자주 이야기되는 곳이에요. 이름 그대로 풀어보면 '백 가지 약초'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옛날 이 오름 자락에 온갖 약초가 자랐다는 전설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해져요. 오름이라고 하면 저마다 특징이 하나씩 있기 마련인데, 백약이오름은 전설 같은 이름 말고도 정상에서 마주하는 전망, 그리고 오름 초심자도 크게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는 순한 경사까지, 이야기할 거리가 여러 겹으로 쌓여 있는 곳이라고들 해요. 오늘은 이 백약이오름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하나씩 천천히 풀어볼게요.
백 가지 약초가 자랐다는 전설
백약이오름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으면, 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백 가지 약초'라는 말이 붙었을까 궁금해지기 마련이에요.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예로부터 이 오름 일대에 몸에 좋다는 온갖 약초가 두루 자랐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하나둘 이 오름을 '백 가지 약초가 자라는 오름'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그 말이 그대로 굳어져 지금의 이름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정확히 어떤 약초가 몇 가지나 자랐는지, 그 약초들이 실제로 어떤 효험이 있었는지까지는 오늘날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조심스럽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어요. 다만 '백 가지'라는 숫자 자체가 실제 개수라기보다는 '아주 많다'는 뜻을 담아 붙여진 이름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어느 쪽이든, 오름 하나에 이렇게 약초 전설이 통째로 얽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오름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아요.
약초 전설을 품은 오름이라고 하면 어쩐지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서려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실제로 제주에는 오름마다 저마다의 전설이나 유래담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백약이오름처럼 이름 자체에 그 사연이 고스란히 담긴 경우는 흔치 않은 편이라고들 해요. 이름 하나만 놓고 봐도 이 오름이 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서 특별하게 여겨져 왔다는 걸 짐작할 수 있는 셈이죠. 성읍리라는 지명 자체도 제주 옛 고을의 흔적을 품고 있는 곳이라, 백약이오름을 찾아가는 길 자체가 제주의 오래된 이야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정상에서 마주하는 겹겹이 오름 전망
백약이오름이 오름 애호가들 사이에서 자주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정상에 올랐을 때 펼쳐지는 전망이라고 해요. 표선면 일대는 크고 작은 오름들이 유독 촘촘하게 모여 있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백약이오름 정상에 서면 주변 오름들이 마치 파도처럼 겹겹이 포개진 모습으로 눈에 들어온다고 전해져요. 어느 오름이 어느 오름인지 하나하나 짚어가며 세어보는 재미도 있다고 하고, 날이 맑은 날에는 시야가 탁 트여서 멀리까지 오름 능선이 이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후기도 많다고 해요.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오름 하나에 올랐을 뿐인데 제주 중산간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 전망은 시간대에 따라서도 표정이 꽤 달라진다고 알려져 있어요. 해가 뜨거나 질 무렵에는 오름 능선 위로 붉은 기운이 번지면서 평소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는 이야기가 있고, 바람이 많은 날에는 발아래로 넓게 펼쳐진 풀밭이 물결치듯 일렁이는 모습도 볼거리로 꼽힌다고 해요. 특별히 화려하게 꾸며진 전망대가 있는 것도 아닌데, 오름 그 자체가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풍경만으로 이렇게 마음을 붙잡는다는 게 백약이오름이 가진 힘이 아닐까 싶어요.
정상에 서서 오름들이 겹겹이 포개진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제주가 얼마나 오름이 많은 섬인지 새삼 실감하게 돼요.
— 🍊 귤이
경사가 순해 오름 입문자에게도 추천되는 이유
오름마다 오르는 난이도가 저마다 다르다는 건 제주를 몇 번 다녀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텐데요, 백약이오름은 그중에서도 경사가 순한 편에 속하는 오름으로 알려져 있어요. 가파른 계단이나 급격한 오르막이 이어지기보다, 비교적 완만한 길이 정상까지 이어진다고 전해지다 보니, 오름을 처음 오르는 분들도 크게 겁먹지 않고 도전해볼 만한 곳으로 자주 언급되곤 해요. 평소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기지 않는 분들, 혹은 아이나 어르신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여행 일정이라도 백약이오름 정도라면 시도해볼 만하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물론 경사가 순하다고 해서 아무 준비 없이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함께 따라와요. 오름은 대부분 그늘을 만들어줄 큰 나무가 많지 않은 풀밭 지형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어서, 걷는 길 자체는 수월해도 햇볕을 그대로 받으며 오르게 되는 구간이 꽤 길다고 전해지거든요. 그래서 경사만 보고 만만하게 생각했다가 뜨거운 볕에 지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준비물 정도는 꼭 챙기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아래 팁에서 조금 더 자세히 짚어드릴게요.
계절에 따라 오름이 보여주는 색감도 조금씩 달라진다고 알려져 있어요. 봄이나 초여름에는 연둣빛 풀들이 오름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는 느낌이라면, 가을로 접어들면 억새와 마른 풀이 뒤섞이며 조금 더 차분한 색을 띤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어느 계절이 가장 아름답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가진 오름이라는 점만큼은 여러 후기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부분이라고 해요. 표선면 일대에서 오름 여러 곳을 묶어 도는 여행자라면, 백약이오름을 그 코스 중 하나로 슬쩍 끼워 넣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귤이의 팁 · 백약이오름은 경사가 순한 편이라 오름 입문자에게도 추천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늘이 많지 않은 풀밭 지형이라 여름철에는 햇볕을 그대로 받으며 걷게 될 수 있어요. 모자와 물,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고, 한낮보다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처럼 해가 조금 누그러진 시간대를 골라 오르시는 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