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관덕정 앞만 지나만 감시냐? 그 누각엔 제주 원도심 지켜온 세월이 이서
제주 원도심의 오랜 시간
제주시 원도심을 걸으실 때 다들 칠성로 상점가나 동문시장 쪽으로 먼저 발걸음을 옮기실 텐데, 그 사이 큰길 한복판에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누각 하나가 있다는 걸 알고 지나가시는 분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고요. 바로 관덕정입니다. 처마가 넓게 뻗은 이 누각은 제주 원도심 한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청과도 가까운 자리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묵묵히 지켜봐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혹은 원도심 상점가를 걷다 잠깐 스쳐 지나가기엔 이 누각이 품고 있는 시간이 꽤 깊습니다. 화려한 관광지처럼 사진 찍을 자리가 딱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오래된 정자 하나려니 하고 지나치기 쉬운데, 알고 보면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이 자리를 지켜온 건물이라고 하니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오늘은 귤이가 이 관덕정이 어떤 자리였는지, 지금까지 어떻게 원도심을 지켜오고 있는지 찬찬히 풀어드릴게요.
제주목 관아에 딸린 누각, 관덕정
관덕정은 조선시대 제주목 관아에 딸린 누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목은 당시 제주를 다스리던 관아였고, 관덕정은 그 관아에 딸려 세워진 여러 건물 가운데 하나였다고 전해져요. 지금은 관아를 이루던 건물 상당수가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졌지만, 관덕정만큼은 오랜 시간을 버티고 지금 이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현존하는 제주의 건물 가운데서도 가장 오래된 축에 드는 건물 중 하나로 꼽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정확히 몇 년에 처음 세워졌는지를 이 글에서 딱 잘라 말씀드리기보다는, 그만큼 오랜 시간 이 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건물이라는 사실 하나를 조심스럽게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원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옛 모습을 간직한 건물이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저는 참 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몰른 사름은 그냥 정자인 중 알주마는, 이 누각 하나가 원도심 세월을 다 지켕 이신 거우다.
— 🍊 귤이'관덕'이라는 이름에는 활쏘기를 통해 사람의 덕을 살핀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집니다. 정확한 유래를 이 글에서 단정하기보다는, 이름 하나에도 예를 갖춰 몸과 마음을 다스리길 바랐던 옛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던 게 아닐까 짐작해 볼 따름입니다. 실제로 관덕정은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던 장소였다고 전해집니다. 넓은 마당을 갖춘 누각이었던 만큼, 활을 쏘고 진을 짜는 훈련부터 관아의 크고 작은 행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쓰임으로 쓰였던 자리였다고 해요. 지금이야 조용히 서 있는 누각 한 채처럼 보이지만, 한때는 사람들의 기합 소리와 발걸음 소리로 북적였을 그 마당을 떠올려보면 느낌이 사뭇 달라집니다.




훈련과 행사가 열리던 넓은 마당
관덕정 앞에 펼쳐진 넓은 마당은 예로부터 제주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이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병사들의 훈련이 열릴 때는 무예를 겨루는 함성이 오갔을 것이고, 관아의 행사가 열릴 때는 또 다른 분위기로 사람들이 모여들었을 거예요. 지금은 그 넓던 마당의 일부가 도로와 광장으로 바뀌어 예전 모습을 온전히 그려보기는 쉽지 않지만, 제주 원도심의 중심 자리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을 불러 모아온 공간이었다는 사실만큼은 지금까지도 이야기로 이어져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관덕정 앞은 원도심을 오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자리로 남아 있는 듯합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원도심의 중심
관덕정은 단순히 조선시대 관아 건물로만 머물지 않고, 근현대의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제주 사람들의 삶과 이런저런 사건 곁에 함께 있었던 무대였다고 전해집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이 짧은 글에서 하나하나 단정해 말씀드리기보다는, 이 누각이 그만큼 제주 근현대사의 여러 장면을 가까이서 지켜본 자리였다는 정도로 조심스럽게 전해드리고 싶어요. 오래된 건물 한 채가 그 긴 시간 동안 자리를 지켜왔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참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시대가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에도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서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관덕정은 원도심의 산증인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의 관덕정은 제주 원도심 한복판, 사람들이 오가는 큰길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근처로 동문시장이나 칠성로 상점가가 있어 쇼핑이나 먹거리를 즐기러 오신 분들도 잠깐 걸음을 멈추고 이 누각을 마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화려한 볼거리를 기대하고 오시기보다는, 제주 원도심이 품고 있는 시간의 결을 조용히 들여다보는 마음으로 들르시면 더 좋겠습니다.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몇 백 년의 시간을 그 자리에서 그대로 견뎌온 건물이라고 생각하면, 스쳐 지나가기가 못내 아쉬워지실 거예요. 다음에 원도심을 지나실 일이 있다면, 이 누각 앞에서 잠시라도 걸음을 늦춰 보시길 귤이가 권해드립니다.




귤이의 팁 · 관덕정은 제주시 원도심, 제주특별자치도청과 가까운 자리에 있어 도보나 대중교통으로 오가기 편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변에 동문시장과 칠성로 상점가가 가까이 있으니 함께 둘러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래된 문화유산인 만큼 손으로 만지거나 훼손하지 않도록 조심히 관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