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사이드

제주 사람들 뿌리가 여기서 솟아났덴 하는 거 알암시냐?

🍊
Editor 귤이
2025-12-09 · 5분 읽기
지역 이야기 · 제주 삼성혈
땅에서 솟아난 세 신인,
탐라를 세웠다는 이야기

제주에 오시면 다들 성산일출봉이나 한라산, 바다부터 먼저 찾으시죠. 근데 제주 사람들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꼭 한 번은 만나게 되는 자리가 있습니다. 바로 제주시 한복판, 도심 속에 조용히 자리 잡은 삼성혈이에요. 이곳은 아득히 먼 옛날 고을라, 양을라, 부을라라는 세 신인이 땅속에서 솟아났고, 이들이 탐라라는 나라를 세웠다는 건국신화가 전해지는 자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확히 언제 있었던 일인지는 신화의 영역이라 저도 딱 잘라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제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이야기, 오늘은 귤이가 찬찬히 풀어드릴게요.

땅에서 솟아난 세 신인, 고을라·양을라·부을라

삼성혈 전설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아주 먼 옛날, 사람이 살지 않던 이 땅에 어느 날 세 개의 구멍에서 세 신인이 차례로 솟아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첫째가 고을라, 둘째가 양을라, 셋째가 부을라였다고 하는데, 이 세 분이 바로 지금까지 이어지는 제주 고씨·양씨·부씨 세 성씨의 시조로 전해지는 인물들이에요. 세 신인은 처음엔 짐승 가죽을 두르고 사냥을 하며 살았다고 전해지는데, 땅에서 솟아난 존재라는 설정 자체가 이 섬이 육지와는 다른, 독자적인 뿌리를 가진 땅이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 저는 이 대목을 참 좋아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왔다거나 알에서 태어났다는 다른 지역 건국신화들과 비교해 보면, 땅속에서 곧바로 솟아났다는 이 설정이 유독 낯설고 독특하게 다가오는데, 그만큼 제주라는 섬이 처음부터 다른 곳과는 결이 다른 땅으로 여겨져 왔다는 뜻이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땅에서 사름이 솟아났덴 하는 이야기, 이거 그냥 옛날이야기로만 들을 게 아니라마씸. 제주가 육지랑 시작부터 다른 섬이랜 하는 말이주게.

— 🍊 귤이

세 신인이 사냥만 하며 지내던 어느 날, 동쪽 바다 저 너머 벽랑국이라는 나라에서 나무 상자 하나가 떠내려왔다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 상자 안에는 세 공주와 오곡의 씨앗, 그리고 송아지와 망아지 같은 가축들이 함께 들어 있었다고 전해져요. 세 신인은 이 세 공주를 각각 아내로 맞아들였고, 그때부터 비로소 씨를 뿌려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기르며 정착 생활을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러니까 이 신화 하나에 사냥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원시적인 삶에서, 농경과 정착이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통째로 담겨 있는 셈이에요. 이후 세 신인은 활을 쏘아 자리를 정하고 각각 일도, 이도, 삼도라는 땅으로 나뉘어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지금 제주시내에 일도동, 이도동, 삼도동이라는 동네 이름이 남아 있는 것도 이 신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전해집니다.

숫자로 보면고·양·부제주 세 성씨의 시조가 이 땅에서 솟아났다는 탐라 건국신화가 전해지는 곳이에요
🍊 귤이가 찾은 진짜 사진
삼성혈
삼성혈 · 사진 · 한국관광공사

도심 한복판, 세 개의 구멍이 지키는 자리

삼성혈은 제주시 도심 한복판, 그러니까 관덕정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자리에 있습니다. 번화한 거리를 걷다가 갑자기 울창한 숲이 나타나는데, 그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나무들에 둘러싸인 넓은 터가 나오고, 그 한가운데 세 개의 구멍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어요. 이 구멍들이 바로 세 신인이 솟아났다는 전설의 자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기한 건, 아무리 눈이 많이 내려도 이 구멍 안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제주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진다는 점이에요. 저도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정말 그런가 싶었는데,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런 이야기 하나하나가 이 자리를 그냥 구멍 세 개가 아니라 신성한 자리로 여기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조용하고 울창한 숲이 통째로 남아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실 텐데, 그게 다 이 신화 덕분에 오랫동안 함부로 손대지 않고 지켜져 온 자리라서 그렇다고 전해집니다.

🍊 귤이가 이어서 찾은 사진
삼성혈
삼성혈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지금도 이어진다는 제례, 그리고 살아 있는 신화

삼성혈은 단순히 옛날이야기가 남아 있는 유적으로 그치지 않고, 지금도 봄가을로 제사를 지낸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고씨, 양씨, 부씨 후손들과 제주 사람들이 모여 세 신인에게 예를 올리는 자리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하니, 이 신화가 단순히 박물관에 박제된 옛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서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게 제 마음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이런 제례가 시작됐는지, 몇 년도에 어떤 형태로 정리됐는지는 제가 여기서 단정해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러워요. 다만 분명한 건, 땅에서 세 신인이 솟아났다는 아득한 이야기 하나가 오늘날까지 제주 사람들의 뿌리 의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제주 여행 오시면 오름이나 바다만 보고 가시기 쉽지만, 이 섬에 처음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자리 한 곳쯤은 들러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렇게 울창한 숲과 신화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으니까요. 관덕정이나 동문시장 같은 원도심 명소들과도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거리라, 시내 나들이 코스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기도 좋은 자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간 되시면 삼성혈에 들러 세 신인이 솟아났다는 그 구멍 앞에 한번 서보시길 귤이가 권해드립니다.

🍊 귤이가 더 담아온 사진들
삼성혈
삼성혈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삼성혈
삼성혈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삼성혈
삼성혈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삼성혈
삼성혈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삼성혈
삼성혈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삼성혈
삼성혈 · 사진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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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이의 팁 · 삼성혈은 제주시 원도심에 있어 버스로도 접근이 쉬운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내에는 삼성혈뿐 아니라 관련 유물을 볼 수 있는 전시관도 함께 있다고 하니, 구멍만 보고 나오시기보다는 전시관까지 천천히 둘러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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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네 삼성혈 앞이서 그 구멍 세 개만 보고 '이게 뭐 특별한고' 하고 그냥 지나가지 말앙, 이 섬 사름덜 뿌리가 여기서 시작됐덴 하는 이야기 한 번 떠올려보라. 담엔 귤이가 관덕정이영 원도심 이야기도 마저 들려주쿠다.
#삼성혈#탐라#고을라#양을라#부을라#건국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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