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이 아니라 종 모양이랜 허는 산, 산방산이우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주 오름에서 100년 산 감귤 요정 귤이예요. 오늘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산방산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제주 여행을 다녀온 분이라면 한 번쯤 사진으로라도 봤을 만큼 존재감이 큰 산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산방산이 제주에 흔한 오름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는 사실이에요. 얼마 전에 용눈이오름 이야기를 해드린 적이 있는데, 그때 이야기했던 부드러운 능선의 오름들과 산방산은 생김새부터 사연까지 결이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그 차이가 뭔지, 산방산 자락에 무엇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고 전해지는지 하나씩 풀어볼게요.
오름이 아니라 화산돔이라고요?
산방산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일대에 우뚝 솟아 있는 화산 지형으로 알려져 있어요. 제주에는 오름이라고 부르는 크고 작은 화산체가 정말 많은데, 그 대부분은 화산이 폭발하면서 나온 화산재나 화산 부스러기가 차곡차곡 쌓여 만들어진 형태라고 전해져요. 그런데 산방산은 이런 오름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생겨났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흐르는 성질이 약한 끈적한 용암이 지표 위로 밀려 올라와 멀리 퍼지지 못한 채 그 자리에서 서서히 부풀어 오르며 굳었다고 전해지는 지형이라고 해요. 이런 형태를 흔히 용암돔, 또는 라바돔이라고 부른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인지 산방산을 실제로 보면 다른 오름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는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 대신, 종을 엎어놓은 듯한 둥글고 매끈한 곡선을 그리며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전해지거든요. 언제,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는지는 자료마다 설명이 조금씩 달라서 저도 여기서 특정 시기를 콕 집어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러워요. 다만 오름과는 결이 다른 화산 지형이라는 점, 그리고 그 독특함 때문에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온 곳이라는 점은 여러 이야기를 통해 두루 전해지는 것 같아요.
산 중턱엔 산방굴사, 산 아래엔 용머리해안이 있다고 전해져요


산방산이 특별하다고 이야기되는 이유 중 하나는, 산 하나에 여러 이야기가 함께 담겨 있다고 전해지기 때문이에요. 먼저 산 중턱에는 산방굴사라는 절이 자연 동굴 안에 자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커다란 바위산 속에 뚫린 굴 안에 법당이 들어서 있는 모습이 신비롭다고 전하는 분들이 많고, 예로부터 기도를 드리러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고 해요. 굴 안에서 산방산 아래 마을과 바다 쪽을 함께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하니, 오르는 길이 조금 가파르더라도 그만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산 바로 아래쪽, 바닷가와 맞닿은 자리에는 용머리해안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층층이 쌓인 지층이 파도에 깎이면서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기암 해안 지형인데, 그 굽이진 모습이 마치 용이 머리를 바다 쪽으로 내밀고 있는 형상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요.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산방굴사가 서로 가까운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서, 한 번 걸음 하면 세 곳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고들 하더라고요. 다만 용머리해안은 물때에 따라 걷는 길이 통제될 수 있다고 전해지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봉우리 하나에 산과 절, 바다 지형까지 함께 모여 있는 셈이니, 산방산은 그 자체로 작은 여행 코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 귤이오름과는 다른 얼굴이라서 더 특별하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용눈이오름 이야기를 들려드릴 때는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과 탁 트인 풍경이 매력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요, 산방산은 그것과는 정반대의 매력을 지녔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넓은 들판 사이로 봉긋한 능선이 이어지는 오름과 달리, 산방산은 마을 어디에서 보아도 한눈에 들어올 만큼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다고 전해지거든요. 그래서 안덕면 사계리 일대에서는 산방산이 자연스럽게 방향을 가늠하는 기준점 역할을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산방산 이야기를 풀어놓고 보니, 제주에는 정말 다양한 얼굴의 화산 지형이 있다는 생각이 새삼 들어요. 봉우리가 부드럽게 이어지는 오름도 있고, 오늘처럼 종 모양으로 우뚝 솟아 산과 절, 바다 지형을 한자리에 품고 있다고 전해지는 산방산 같은 곳도 있으니 말이에요. 다음에 제주 서쪽을 여행하실 계획이 있다면, 산방산과 산방굴사, 용머리해안을 함께 묶어서 걸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같은 화산섬 제주 안에서도 이렇게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지형들을 비교해가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하더라고요.



귤이의 팁 · 산방산 아래 용머리해안은 물때에 따라 탐방로가 통제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 방문 전에 그날의 물때와 산방굴사 개방 시간을 함께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