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사이드

다들 성읍민속마을 사진만 찍엄시냐? 그 초가 한 채엔 정의현 다스리던 세월이 이서

🍊
Editor 귤이
2025-12-28 · 5분 읽기
지역 이야기 · 제주 성읍민속마을
정의현의 옛 중심지,
지금도 사람이 사는 마을

제주 여행 하면 다들 오름이나 해변, 아니면 요즘 뜨는 카페 투어부터 떠올리실 텐데요. 근데 그 사이에서 조금은 다르게 시간이 흐르는 동네가 하나 있습니다. 서귀포시 표선면에 자리한 성읍민속마을이에요. 여기는 그냥 예쁘게 꾸며놓은 전통마을 세트장이 아니라, 조선시대 제주에 있었던 세 고을, 그러니까 제주목과 대정현, 정의현 중에서 정의현의 관아가 자리했던 곳으로 전해집니다. 지금도 마을 골목을 걷다 보면 낮은 돌담과 초가지붕이 그대로 이어져 있어서, 잠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오늘은 귤이가 이 성읍민속마을이 어떤 자리였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는지 찬찬히 풀어드릴게요.

정의현의 관아 터, 성읍이라는 이름

조선시대 제주는 지금처럼 하나의 큰 섬으로만 묶여있지 않고, 제주목과 대정현, 정의현이라는 세 개의 고을로 나뉘어 각각 다스려졌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중 정의현은 제주 동쪽 지역을 관할하던 고을이었는데, 그 정의현의 관아, 그러니까 지금으로 치면 지역을 다스리던 행정 관청이 자리했던 곳이 바로 지금의 성읍리라고 알려져 있어요. 마을 이름부터가 '성으로 둘러싸인 고을'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전해지는데, 실제로 마을을 둘러싸고 있었다는 옛 성곽의 흔적이 지금도 부분적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러니까 성읍민속마을은 단순히 옛날 집 몇 채가 모여있는 곳이 아니라, 한 고을을 다스리던 중심지였다는 무게를 함께 지니고 있는 자리인 셈이에요.

관아가 있던 자리라는 것은, 그만큼 오랜 시간 사람이 모여 살고 다스려온 자리라는 뜻이기도 하다.

— 🍊 귤이

실제로 마을 안에는 정의현 관아 건물로 쓰였다고 전해지는 일관헌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조선시대 관리가 업무를 보던 건물로 알려져 있는데, 기와지붕을 얹은 이 건물 하나만 보아도 주변의 낮은 초가들과는 확실히 다른 격을 지니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바로 옆으로는 정의향교도 자리하고 있어서, 이 일대가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라 정의현의 행정과 교육이 함께 이루어지던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해줍니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천천히 걸어 다니며 구경하는 자리가 됐지만, 한때는 이 골목 하나하나가 고을의 살림을 챙기던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을 거라고 생각하면 느낌이 사뭇 다르게 다가옵니다.

숫자로 보면정의현의 옛 중심지성읍민속마을, 정의현 관아가 있던 자리로 전해져요
🍊 귤이가 찾은 진짜 사진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지금도 남아있는 초가와 돌담

성읍민속마을을 걷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낮게 이어진 돌담과 억새로 엮은 초가지붕입니다. 제주는 화산섬이라 예로부터 돌이 흔했던 만큼, 밭이나 집을 두르는 담장도 자연스럽게 이 현무암 돌을 얼기설기 쌓아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성읍민속마을에는 이런 옛 돌담이 마을 전체를 감싸듯 이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가지붕 역시 마찬가지예요. 강한 바람이 잦은 제주 날씨에 맞춰 지붕을 새끼줄로 촘촘히 엮어 고정하는 방식이 전통적으로 이어져 왔다고 하는데, 지금도 이 마을에서는 그 방식 그대로 지붕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집과 집 사이를 잇는 좁은 골목, 이른바 올레도 이 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예요. 대문 대신 나무 막대 몇 개를 가로로 걸쳐두는 정낭이라는 옛 방식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이 막대가 몇 개 걸쳐 있느냐에 따라 집주인이 지금 집에 있는지, 잠깐 나갔는지를 알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요즘 도어락 못지않게 나름의 소통 방식이었던 셈이죠.

🍊 귤이가 이어서 찾은 사진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사람이 실제로 살고 있는, 살아있는 마을

성읍민속마을에서 가장 특별한 지점은 이곳이 그냥 옛날 모습을 재현해 둔 전시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도 이 마을 초가에는 실제 주민들이 살고 계신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러니까 관광객이 구경하는 골목 바로 옆에서 누군가는 여전히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마을 곳곳에는 오래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온 것으로 알려진 느티나무와 팽나무 같은 나무들도 서 있는데, 정확히 얼마나 오래된 나무인지는 제가 여기서 딱 잘라 말씀드리기보다는, 마을의 오랜 시간을 함께 지켜본 나무들이라는 정도로 조심스럽게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관광지라고 하면 보통 예쁜 사진 한 장 남기고 다음 장소로 넘어가기 바쁘잖아요. 근데 성읍민속마을만큼은 조금 다르게 걸어보시길 귤이가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낮은 돌담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이 골목이 한때 정의현이라는 고을의 살림을 챙기던 중심지였다는 사실, 그리고 지금도 누군가는 이 초가에서 실제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떠올려보시면 좋겠어요. 표선해수욕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바다 구경 다음 코스로 성읍민속마을을 넣어보시는 것도 좋은 동선이 될 것 같습니다.

🍊 귤이가 더 담아온 사진들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성읍민속마을
성읍민속마을 · 사진 · 한국관광공사
🍊

귤이의 팁 · 성읍민속마을은 서귀포시 표선면에 있어 대중교통보다는 차량으로 방문하시는 게 편한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공간이 많은 만큼, 골목을 둘러보실 때는 조용히 예의를 지키며 관람하시길 권합니다.

🍊
느네 성읍민속마을 지나가멍 그냥 옛날 집이엔 하고 지나치지 말앙, 이 동네가 정의현 다스리던 자리라는 거 한 번쯤 생각해도쿠다. 담엔 귤이가 정낭 막대 개수로 뭘 알 수 있는지 더 자세히 알려주쿠다.
#성읍민속마을#정의현#초가#돌담#제주 전통마을

귤이이 골라주는 다음 코스

더 보기 →
  1. 제주 인사이드다들 해녀 물질만 알암시냐? 그 숨비소리 속엔 인생이 이서
  2. 제주 인사이드몽골에 맞상 끝까지 버틴 흙담, 항파두리 이추룩 남아신디 몰랐수다
  3. 제주 인사이드다들 관덕정 앞만 지나만 감시냐? 그 누각엔 제주 원도심 지켜온 세월이 이서
  4. 제주 인사이드제주 서쪽 바당 지켜난 성이 이신 거 알암시냐
  5. 제주 인사이드용수리 그 조그만 포구, 그냥 지나쳠시냐? 조선 첫 신부님이 닿은 자리여
  6. 제주 인사이드귀양 온 선비 다섯 넋 기린덴 허는 오현단, 몰랑 지나치지 맙서
  7. 제주 인사이드돌하르방만 알암시냐? 원도심 지켠 복신미륵도 이신 거 몰람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