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하영 안 허고 걸어사 뒈는 곳, 제주4·3평화공원
제주가 기억을 지키는 방식
제주 여행을 이야기할 때는 오름이나 바다, 맛집 이야기가 먼저 나오기 마련이지만, 제주에는 그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공간도 있습니다. 제주시 명림로에 자리한 제주4·3평화공원이 그중 하나예요. 이곳은 역사적으로 아픈 사건으로 알려진 제주4·3사건을 기억하고, 그 아픔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전해집니다. 미리 마음을 가다듬고 찾아야 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도 종종 들려오는데, 그만큼 이곳이 지닌 무게가 가볍지 않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는, 걸음을 늦추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는 곳에 가깝습니다. 오늘 귤이는 이 공간을 가볍게 스쳐 지나가기보다, 조심스럽고 차분한 마음으로 함께 짚어보려 합니다.
역사적으로 아픈 사건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
제주4·3사건은 1948년을 전후한 시기, 제주에서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역사적 사건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아픔이 있었는지는 이 짧은 글에서 함부로 단정해 말씀드릴 수 있는 성격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분명하게 전해지는 것은, 제주 안에서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아픔으로 남아 있는 사건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또 다음 세대에게 차분히 알리기 위해 이 공원이 조성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만큼 이 이야기는 지금도 조심스럽고 진지하게 다뤄져야 하는 주제로 여겨지는 듯합니다.
이곳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 아니라, 말을 아끼고 마음으로 기억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 🍊 귤이제주4·3평화공원 안에는 그날의 아픔을 기리기 위한 여러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분들을 기리는 위패를 모신 공간이 있고, 역사적 사실을 차분히 기록하고 알리는 전시 공간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정확한 규모나 세부적인 구성까지 이 글에서 낱낱이 설명하기보다는, 이곳이 추모와 기억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된 공간이라는 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백비와 위패봉안실, 말없이 걷게 되는 길
공원 안을 걷다 보면 백비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비석을 마주하게 됩니다. 아무 글씨도 새겨지지 않은 채 뉘어져 있는 이 비석은, 언젠가 온전한 이름이 새겨져 세워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화려한 설명 없이도, 그 앞에 서면 자연히 걸음이 느려지고 말수가 줄어드는 걸 느끼게 됩니다. 위패봉안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을 떠난 분들의 이름이 모셔진 그 공간 앞에서는,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고 이야기하는 방문객들이 많다고 전해집니다.
공원은 한라산 자락 아래 넓게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무와 잔디로 둘러싸인 조용한 부지를 걷다 보면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만큼 사방이 한결 고요하게 느껴집니다. 계절에 따라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전해지지만, 그 풍경조차도 가볍게 즐기기보다는 차분히 눈에 담고 지나가게 되는 분위기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주4·3평화공원을 찾는 분들 중에는 학생들이 평화와 인권을 배우기 위해 단체로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라기보다, 역사를 배우고 기억하는 교육의 공간으로도 여겨지는 듯합니다. 넓은 부지 곳곳에 조용한 산책로와 조형물들이 자리하고 있어, 천천히 걸으며 생각에 잠기기에 좋은 구조로 조성되어 있다고 전해집니다. 다만 이곳을 찾을 때는 사진을 찍고 즐기는 여행지를 대하듯이 하기보다는, 조용히 걷고 조용히 머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걸어야 하는 곳
제주 여행 일정에 이곳을 넣을지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귤이는 시간이 되신다면 한 번쯤 들러보시길 조심스럽게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화려한 사진 한 장을 남기기 위한 곳이 아니라, 제주가 품고 있는 아픈 역사를 마음에 담아보는 곳으로요. 큰 소리로 이야기하거나 들뜬 마음으로 돌아다니기보다는, 이곳에 잠들어 있는 기억 앞에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이 공원이 조성된 뜻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다녀가신 걸음 하나하나가, 이 공간이 오래도록 조용히 지켜지는 데에도 작은 보탬이 되지 않을까 귤이는 생각합니다.



GYULI的貼士 · 제주4·3평화공원은 제주시 명림로에 위치해 있으며, 전시관과 위패봉안실 등 시설별로 운영 시간이나 휴관일이 다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용히 걷고 머무는 공간인 만큼, 큰 소리로 대화하거나 소란스러운 행동은 삼가주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