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무도 몰람시냐? 귤이는 콩국물에 하영 말아 먹으멍 컷주
콩국물에, 미숫가루물에 말아 먹는다고
제주 시장이나 골목 식당을 걷다 보면 말갛고 투명한 묵 한 그릇을 만날 때가 있다고 해요. 이 묵을 제주에서는 '우무'라고 부른다고 전해지는데, 갯바위에서 자라는 해조류인 우뭇가사리를 오래 끓여내어 그 물을 그대로 굳힌 것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앞서 소개했던 보말이나 성게가 갯바위와 바다에서 건져 올린 어패류를 재료로 삼는다면, 우무는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를 원료로 삼는다는 점에서 결이 전혀 다른 음식으로 여겨진다고 해요. 여름이면 콩국물이나 미숫가루물에 이 우무를 썰어 말아 먹었다고 전해지는데, 시원하고 부드러운 식감 덕분에 더위를 식혀주는 향토 간식으로 오래도록 사랑받아 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오늘은 제주 사람들의 여름을 시원하게 해주었다고 알려진 우무에 대해 찬찬히 짚어볼게요.
우무는 대체 어떤 음식일까
우무는 우뭇가사리라는 홍조류를 재료로 만든다고 알려져 있어요. 우뭇가사리는 제주를 비롯한 남해안 갯바위에서 자라는 해조류로, 여름철 물때에 맞춰 채취한다고 전해집니다.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깨끗이 씻어 말린 뒤 물을 붓고 오랜 시간 끓여내면 끈끈한 점액질이 우러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물을 체에 걸러 식히면 서서히 굳으면서 말간 묵이 된다고 전해져요. 도토리묵이나 청포묵처럼 곡물이나 열매로 만드는 묵과 달리, 우무는 순전히 바다에서 나는 해조류만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다 굳은 우무는 탱글탱글하면서도 부드럽게 흔들리는 식감을 지닌다고 알려져 있어요. 씹는 맛보다는 목 넘김이 매끄러운 것이 특징으로 전해지는데, 특별한 맛이나 향이 강하지 않아 어떤 음료나 국물과도 잘 어우러진다고 합니다. 보말이나 성게처럼 진한 바다 내음이 나는 음식과 달리, 우무는 은은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고 전해지는 점에서 제주 여름 음식 가운데서도 독특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우무는 바다가 내어준 우뭇가사리를 오래 끓여 그대로 굳힌, 여름을 식혀주는 맑은 묵이라고 전해져요.
— 🍊 귤이콩국물에, 미숫가루물에 말아 먹는 우무
우무를 즐기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콩국물에 말아 먹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삶은 콩을 갈아 만든 고소한 콩국물에 네모나게 썬 우무를 띄우고, 얼음을 동동 띄워 시원하게 먹었다고 전해집니다. 콩국물의 고소함과 우무 특유의 매끄러운 식감이 어우러지면서, 무더운 여름날 갈증과 허기를 함께 달래주던 한 그릇으로 여겨진다고 해요. 집집마다 콩국물의 농도나 간을 맞추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다고 전해지는 만큼, 정해진 하나의 조리법보다는 각자의 손맛으로 전해 내려온 음식에 가깝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콩국물 외에도 미숫가루물에 우무를 말아 먹는 방식이 전해져요. 보리나 여러 곡물을 볶아 곱게 빻은 미숫가루를 물에 타고, 그 안에 썰어 놓은 우무를 넣어 후루룩 마시듯 먹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콩국물보다 한결 가볍고 달큰한 맛을 낸다고 전해지는데, 밭일이나 물질을 마친 뒤 갈증을 빠르게 식히기 좋은 음료 겸 간식으로 여겨졌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집니다. 두 가지 방식 모두 더운 여름을 견디기 위한 제주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조합으로 꼽힌다고 해요.
왜 제주 여름 간식으로 자리잡았나
우무가 제주 여름철 간식으로 자리잡은 데는 재료를 구하기 쉬웠던 사정이 컸다고 전해져요. 우뭇가사리는 제주 해안 어디서나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해조류였던 만큼, 여름철이면 갯바위에서 채취해 묵을 쑤어 먹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상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냉장 시설이 넉넉지 않던 시절, 시원한 콩국물이나 미숫가루물에 말아 먹는 우무는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여겨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요즘은 우뭇가사리를 직접 채취해 우무를 쑤는 가정이 예전보다 줄었다고 전해지지만, 제주 시장이나 향토음식점에서는 여전히 우무를 만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콩국물의 고소함을 살린 곳도 있고, 미숫가루물의 구수함을 강조하는 곳도 있어 저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해진다고 합니다. 보말이나 성게처럼 어패류를 재료로 한 음식과는 또 다른, 해조류로 여름을 식혀온 제주의 소박한 향토 간식으로 우무를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GYULI的貼士 · 우무는 시간이 지나면 물이 빠지면서 조금씩 물러질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되도록 만든 당일이나 다음 날 안에 콩국물이나 미숫가루물에 말아 드시는 것이 가장 시원하고 탱글한 식감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