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고기가 그자 낯선 음식인 중만 알암시냐?
낯설고도 오래된 맛
제주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조랑말'이라는 단어를 유독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실제로 초원을 뛰노는 말의 모습은 제주를 상징하는 이미지 중 하나로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어요. 그런데 이 말이라는 동물이 관광이나 상징으로만 제주와 인연을 맺어온 건 아니라고 전해집니다. 제주에는 말을 먹거리로 여겨온 오래된 식문화도 함께 이어져 내려온다고 알려져 있어요. 오늘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이 이야기, 제주의 말고기 음식문화에 대해 담담하게 짚어보려고 합니다. 좋고 싫음이 뚜렷하게 갈릴 수 있는 소재인 만큼, 억지로 권하기보다는 이런 문화가 전해진다는 사실 정도로 편하게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목축의 섬, 말과 함께 흘러온 시간
제주는 예로부터 말을 기르기에 알맞은 환경을 갖춘 섬으로 알려져 있어요. 넓은 초지와 온화한 기후 덕분에 오래전부터 방목이 활발했다고 전해지는데, 탐라 시절부터 이어진 목축의 역사가 지금까지 닿아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제주에는 국가가 관리하는 목장이 여럿 들어섰고, 이곳에서 기른 말을 나라에 바치던 진상마 제도가 있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고 해요. 그만큼 말은 제주 사람들의 삶과 오랫동안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운 존재였던 셈입니다. 지금도 제주 곳곳의 초원에서 방목된 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긴 목축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어요.
말을 이렇게 오래, 많이 길러온 만큼 자연스럽게 말고기를 먹는 문화도 함께 자리 잡았다고 전해집니다. 귀한 노동력이자 이동 수단이었던 말이 나이가 들거나 더 이상 일을 하기 어려워졌을 때, 그 고기를 허투루 버리지 않고 식재료로 활용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야 했던 제주 사람들에게는 귀한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였을 거라고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말고기는 지금도 제주의 오래된 식문화 한 자락으로 남아, 관심 있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이따금 화제에 오르내리곤 해요. 다만 최근에는 목축 산업 자체가 예전만큼 크지 않아, 이 문화를 접할 기회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낯선 음식 앞에서는 아는 만큼만 다가가도 충분하다.
— 🍊 귤이회로도, 전골로도 - 전해지는 몇 가지 방식
제주에서 말고기를 즐기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나는 육회처럼 날것에 가깝게 즐기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전골이나 볶음처럼 익혀서 먹는 방법입니다. 말고기 육회는 살코기를 얇게 썰어 참기름과 소금, 마늘 등 양념을 곁들이는 방식으로 전해지는데, 소고기 육회보다 빛깔이 좀 더 붉고 결이 곱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돼요. 육질이 부드럽고 담백하다는 평가가 많은 한편, 특유의 향과 식감 때문에 좋고 싫음이 뚜렷하게 갈린다는 의견도 함께 전해지고 있습니다. 처음 접하시는 분이라면 적은 양부터 맛보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지 천천히 확인해보시는 편을 권하고 싶어요.
전골이나 볶음으로 즐기는 방식도 전해집니다. 말고기와 각종 채소, 육수를 함께 끓여내는 전골은 쌀쌀한 날 몸을 데우기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고, 뼈를 오래 우려낸 국물 요리가 제주 일부 지역에서 이어져 내려온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말고기는 소고기보다 지방이 적은 편이라는 설명이 많아서,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잘 맞을 수 있다고도 전해집니다. 다만 조리법이나 부위에 따라 식감과 향이 꽤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하니, 처음 시도하신다면 어떤 부위와 조리법인지 미리 여쭤보고 선택하시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어요. 불포화지방산이 상대적으로 많다거나 열량이 낮은 편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런 부분은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게 전해지니 참고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낯설다면 낯선 대로, 부담 없이 다가가기
말고기는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아직은 낯설게 느끼는 분들이 많은 식재료라고 해요. 특유의 냄새나 식감 때문에 처음부터 편하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제주를 여러 번 다녀간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말고기까지 맛본 경우는 흔치 않다고 전해져요. 억지로 도전해볼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제주가 오랫동안 말과 함께 살아온 섬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안에 이런 식문화도 함께 전해진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두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알고 지나치는 것과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여행의 결이 조금 다르게 남을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말고기를 취급하는 곳 자체가 예전보다 줄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요. 그만큼 접하기가 쉽지 않은 음식이 되어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가격대는 다른 육류에 비해 낮지 않게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으니, 정확한 가격은 방문 전에 직접 확인해보시는 게 안전할 것 같아요. 만약 우연히 말고기를 맛볼 기회가 생긴다면, 큰 기대나 거부감 없이 '제주에 이런 식문화도 있었구나' 하는 마음으로 담백하게 접근해보시는 걸 권하고 싶습니다. 좋고 싫음은 결국 직접 맛본 뒤에야 알 수 있는 거니까요.


Tips GYULI · 말고기는 부위나 숙성 정도에 따라 향과 식감 차이가 크다고 알려져 있어요. 육회보다 익힌 음식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있으니, 처음이라면 전골이나 볶음부터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해집니다.